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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급 확산되기 시작한 언택트 라이프가 호텔 객실의 풍경도 바꿔 놨다. 그동안 일부 고객만 찾던 룸서비스를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의 일환으로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룸서비스는 패키지 구성에 필수적인 조식을 인룸다이닝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시작해 소규모 파티를 즐기는 이들에게 식사와 함께 주류를 제안하거나, 24시간 운영의 메리트를 살려 늦은 저녁 야식 서비스를 하는 등 룸콕 스테이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평소 즐기지 못해보던 룸서비스의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추가 주문까지 이어져 레스토랑 업장의 운영이 힘든 상황에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룸서비스, 새로운 호캉스 트렌드로 자리 잡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타인과의 접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룸서비스가 호캉스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많은 인파가 밀집되는 조식 뷔페 서비스가 여러모로 어려워지자 호텔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 이를 인룸다이닝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뷔페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국내 여행객들의 특성상 룸서비스는 호텔을 이용하면서도 쉽게 접하던 서비스가 아니었던 터라 인룸다이닝이 활성화되자 호캉스 여행자들 사이에서 룸서비스가 호캉스의 또 다른 묘미 중 하나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가 지난 7월 14일부터 23일까지 1126명의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한 여행 즐기기!’를 주제로 서베이를 진행한 바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이 96%로 여행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으며, 이들 중 국내 여행의 숙소로 ‘호텔/리조트’를 선택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87%로 나타났다. 호캉스를 하고 싶은 이유로는 ‘프라이빗 휴식’이 59%로 압도적이었고, 호캉스 중 가장 하고 싶은 것(복수 선택)이 ‘시원한 객실에서 꿀잠(65%)’, ‘호텔 수영장 이용(55%)’, ‘룸서비스 메뉴 맛보기(44%)’로 룸서비스가 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간단한 스낵류에서 풀 서비스까지
다양한 구성 선보여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텔업계에서는 앞 다퉈 언택트 호캉스의 트렌드로 룸콕을 제시, 룸서비스를 세일즈 포인트로 관련된 패키지를 출시하고 있다. 룸콕 호캉스 트렌드의 여파로 고객들이 객실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호텔들은 조식이외에도 룸서비스의 니즈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는 조식 대신 호텔의 시그니처 다이닝 메뉴를 즐길 수 있는 ‘Taste Your Choice(테이스트 유어 초이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신선한 야채와 두툼한 패티가 들어간 메리어트 치즈 버거, 바삭한 딥 프라이드치킨, 갈비 소스로 재운 삼겹살 구이와 연잎 밥, 명이나물이 제공되는 포크 벨리 중 한 가지를 택하도록 했으며, 메뉴와 함께 필라이트 맥주를 제공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은 스탠더드 객실에서 1박과 인룸 다이닝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시티 바이브(City Vibe)’ 패키지를 마련했다. 인룸 다이닝 서비스로 제공하는 시티 플래터는 치킨과 과일, 치즈 플래터로 구성, 샴페인과 함께 준비해 분위기를 더했다. 한편 슈페리어 객실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앙뜨레에서 즐기는 프렌치 디너 코스를 프라이빗 룸에서 즐길 수 있다. 디너 코스에는 이탈리안 블랙 트러플을 이용한 프렌치 양파 수프로 시작해 키조개와 캐비어를 함께 준비했으며, 메인 메뉴로 농어 브란 지니와 킹크랩 또는 소고기 안심스테이크 중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도록 했다. 비교적 조리와 서비스가 간편한 단일메뉴를 제공하는 프로모션들과 다르게 코스메뉴를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이하 워커힐)에서는 그랜드 워커힐의 ‘가을이 폴폴 Ⅱ’ 패키지와 비스타 워커힐의 ‘폴 겟어웨이(Fall Getaway)’ 패키지를 통해 룸서비스 치맥 세트를 선보였다. 룸서비스 치맥 세트에는 후라이드 치킨과 소시지, 웨지감자, 모둠 피클, 샐러드를 식사 메뉴로 제공하고, 음료로 버드와이저 330ml 캔맥주 혹은 콜라를 선택하도록 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식음료팀 룸서비스 변영덕 지배인(이하 변 지배인)은 “룸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은 룸서비스에 대해 막연하게 값이 비싼데 그만큼 만족스런 식사를 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메뉴 구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불릴만큼 친숙한 치킨이지만 워커힐에서 직접 만든 수제 소시지와 피클을 함께 제공해 보다 메뉴를 풍성하게 구성했으며, 남녀노소 가볍게 곁들일 수 있는 웨지감자과 샐러드도 제공했다.”고 이야기하며 “우선 시각적으로도 푸짐한 메뉴에 반응도 좋고, 실제 3인 가족이 먹어도 충분히 넉넉하게 먹을 정도의 양이라 만족도도 높다. 가을에는 독일식 족발로 한국인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슈바인 학센 메뉴를 선보여 치킨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어필했다.
똑똑!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비대면 룸서비스
직원들의 객실 내부 서비스마저도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식사를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룸서비스도 생겼다. 머큐어 서울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 호텔은 객실 내부에서 안전하게 호텔 셰프의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는 ‘Door to Door 배달’ 패키지를 내놓았다. 저녁 시간에 제공되는 패키지인 만큼 치즈, 과일, 와인의 세트 A, 깐풍기, 코로나 맥주의 세트 B, 비프버거와 필라이트 캔의 세트 C로 간단한 식사와 주류를 매치, 주문과 동시에 조리 후 배달 박스로 포장해 문 앞까지 배달해준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Drop and Go’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 룸서비스 안성진 팀장(이하 안 팀장)은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됨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늘었다. 이로 인해 룸서비스 이용률이 늘었는데 파크 하얏트 서울은 최소한의 접촉도 원하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 Drop and Go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고객에게 보다 안전한 다이닝을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외에는 ‘Door Knob’ 룸서비스도 활성화 돼 있다. 우리가 흔히 많이 알고 있는 DND(Do Not Disturb) 카드처럼 룸서비스를 원하는 음식과 시간을 적어 문고리에 걸어 놓으면 이를 직원이 확인해 요청된 시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Door Knob 메뉴는 비교적 간단한 메뉴로 구성돼 일반 룸서비스 메뉴와는 차별점이 있으며 주로 조식을 미리 주문하기 위해 늦은 밤이나 새벽에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객실이 주는 분위기 살리는 룸서비스의 매력
고객들이 룸서비스를 찾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편의를 전제로 한다. 다른 고객들과 섞이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시간이 촉박할 때, 또는 별도의 이동 없이 객실 안에서 편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싶을 때 룸서비스를 찾는다. 안 팀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시간에 쫓기는 비즈니스 고객들이 룸서비스를 주로 찾았다면 이제는 가족, 연인, 친구 등 레저 고객이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룸서비스를 즐기는 모양새다. 오전에는 주로 양식과 한식 단품 메뉴를 선호하며, 저녁에는 객실에서 양식과 다양한 주류를 함께 곁들여 럭셔리한 다이닝을 즐기고자 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끼니 식사 외 간단한 안주류도 레스토랑이나 외부 음식점보다는 룸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호텔 내에서 오롯이 삼시세끼를 즐기는 등의 소비패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단순한 편의에서 호캉스의 새로운 즐길 거리로 룸서비스가 확대 적용되고 있다. 룸서비스는 판매되는 상품보다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특징이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판촉이 요구되는 상황. 호텔들은 룸서비스가 객실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해 다양한 셀링 포인트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식음기획 김경열 지배인(이하 김 지배인)은 “해비치는 전 객실의 70%가 바다 전망으로 이뤄져 있고, 객실 자체도 일반적인 특급호텔에 비해 넓은 평수를 자랑하고 있다. 이에 룸서비스를 ‘나만의 객실뷰’를 통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지역 특색이 물씬 느껴지는 전망을 바라보며 선호하는 음식도 지역 특산 메뉴인 경우가 많아 한라산 고사리 육개장, 성게 미역국 등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선보였다.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객실 전망이 좋은 경우 객실로 룸서비스 주문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제주도와 같이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객실이나 도심의 경우 고층의 시티뷰를 즐길 수 있는 호텔들은 ‘뷰 맛집’이라는 콘셉트로 룸서비스 판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뷰 맛집 콘셉트에서 나아가 룸에서도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풀 서비스 다이닝 전략도 눈에 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객실에서도 호텔 레스토랑과 바에서 근사한 식사를 즐기는 것을 목표로 인룸다이닝을 선보이고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는 타 호텔과 다르게 인룸다이닝과 이벤트 서비스를 통합 운영, 파크 하얏트 브랜드가 내세우는 프라이빗 서비스 콘셉트의 시너지를 내며 고급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소모임을 할 적당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지며 객실에서 소규모 파티나 가족 연회를 기획하는 고객들의 룸서비스에 대한 리즈가 높아지고 있다. 변 지배인은 “최근 괄목할만한 호캉스 트렌드로 7~8명 정도의 젊은 여성들이나 가족단위 고객들이 커넥팅 룸을 빌려 룸 안에서 하루 종일 여유로운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생겼다. 이때 룸서비스를 많이 선호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입맛이 제각각인 이들이 각자 원하는 음식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이를테면 3대 가족이 방문하면, 아이는 햄버거나 피자를, 부모는 파스타를, 조부모는 해신탕을 주문해 먹는 식이다. 외부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레스토랑을 패스트푸드나 양식, 한식당 중 골라야 하지만 룸서비스는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메리트”라고 전했다.
신속 정확한 서비스가 키 포인트, 룸서비스 직원의 노련함도 요구돼
룸서비스의 퀄리티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아무래도 신속함과 군더더기 없는 베테랑 서비스다. 김 지배인은 “룸서비스의 경우 이동거리가 있고, 비대면 주문 등 일반 영업장과 다른 특수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정확한 주문 처리와 신속 정확한 서비스 제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접점 직원의 지속적인 서비스 교육과 권한부여를 통해 고객의 요구 및 요청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룸서비스는 아무래도 고객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인 객실로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케어가 요구된다. 게다가 서비스에 대한 호불호도 그 자리에서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호텔 서비스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능수능란한 서비스 역량이 매우 중요한 파트”라고 설명한다.
한 F&B 룸서비스 매니저는 “셋업은 철저한 팀플레이를 통해 일사분란하게 이뤄지지만 객실로 올라가 서비스가 개시되는 순간부터는 개인플레이로 전환되는 것이 룸서비스”라고 이야기 한다. 객실에서는 직원과 고객이 1:1 접점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므로 오로지 직원 개인의 서비스만으로 분위기가 조성된다. 룸서비스 직원에게 객실이란 레스토랑의 홀과 다름없는 곳이다. 이런 이유로 룸서비스를 전담하는 직원들은 베테랑인 경우가 많다. 고객 개인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서비스인 만큼 사소한 것 하나로도 돌발적인 상황에 언제든 노출돼 있고, 고객 입장에서 룸서비스 직원은 호텔의 소통 창구가 되므로 호텔의 전반적인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룸서비스 직원들은 상황대처능력이 뛰어나야 하며 호텔의 모든 것은 물론, 고객의 호텔 이용과 관련된 어느 정도의 주변 정보들은 즉각 대응이 가능한 정도로 익숙한 이들이어야 한다.
또한 이들을 주문의 우선순위를 판단, 직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리더의 역할도 전체적인 룸서비스의 흐름을 관리하는데 핵심이다. 룸서비스 이동 동선과 거리, 객실 내 서비스가 이뤄질 시간을 계산, 메뉴에 따라 조리되는 시간도, 전달돼야 하는 티켓 타임도 각각 다르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일 객실이 레스토랑으로 변하는 순간! 프라이빗 서비스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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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5, 2020 at 06:5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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