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조치로 영업이 어려워진 백화점과 호텔, 고급 대형 레스토랑이 매출 감소에 허덕이자 임대사업을 주수익원으로 하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업체까지 연쇄 파산 위기에 내몰린 것. 장기적으로 매장과 사무실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이들 부동산 투자업체 도산으로 인한 금융 불안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0일(현지 시각) 상업용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미국·유럽·아시아를 아우른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0~4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대륙과 유럽에 앞서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아시아 상업용 부동산은 거래가 크게 부진했다. 홍콩은 올해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85% 급감했다. 코로나19에 정치 불안까지 겹친 탓이다. 일본 도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서울은 같은 기간 29% 거래가 줄었다.
백화점과 호텔, 고급 대형 레스토랑 같은 상업용 부동산 전반에 걸쳐 영업이 바닥을 치자 임대료를 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진 입점 업체가 늘고, 자연스럽게 부동산 업체 수익이 동반 감소하는 구조다.
지난달 26일 영국 부동산 투자신탁 회사이자 쇼핑센터 관리개발 업체 인투프로퍼티는 45억파운드(약 6조7000억원)가 넘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미국 최대 소매 부동산 투자 신탁 회사 사이먼프로퍼티그룹도 지난달 10일 경쟁업체인 타우브만을 사들이려던 인수합병(M&A) 계획을 취소했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진 마당에 대규모 자금을 사용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紙)는 "지난 20년 동안 계속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바람이 코로나19로 구조적인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그동안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은 연평균 7%가 넘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미국에선 지난 20년 동안 장기 국채금리가 연 6%에서 1%대로 떨어지자 연기금을 중심으로 상업용 투자 붐이 일어났다. 기관투자가들의 부동산 투자 비중은 지난 2000년 5%에서 올해 10%로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상업용 부동산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시대가 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상업용 부동산 업계 부진이 금융권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미국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CMBS) 연체율이 3.59%를 기록해 전월(1.46%)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16년 내 월간 최대 상승 폭이다. CMBS는 금융기관이 업무용 빌딩이나 상가,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빌려준 대출 채권을 기반으로 한 증권을 말한다.
특히 호텔은 연체율이 지난 5월 2.00%에서 6월 11.49%로 다섯 배 이상 올랐다. 소매업도 같은 기간 3.82%에서 7.86%로 연체율이 상승했다. 특히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외곽지역 쇼핑몰 대출은 대거 연체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피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연체율이 9% 정도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말 미국 전체 CMBS 연체율은 이와 비슷한 8.25~8.75%까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July 31, 2020 at 01:4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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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세계 상업용 부동산… 금융권 연쇄 부실 뇌관 우려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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